* 대학연구네트워크(준)은 오늘부터 매주 금요일 올해 진행된 2018 총학생회 선거에 대한 하이네 연구위원의 글을 특집 이슈 페이퍼로 연재합니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2018 총학생회 선거 주요 사건/사고(3)-2018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선거 파행





by 하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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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선거는 학생회를 경험한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행사다. 빼어난 공약 퀄리티, 모범적인 학생회 지향점이 뚜렷하다. 그래서 다른 대학 학생회가 공약을 참고하기도 하고, 지향점을 모방하거나, 학생회 선전 방식마저 따라하기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올해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선거는 많은 논란을 만들어내고 말았다.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선거의 진행 과정


  2018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선거는 <팔레트>선본과 <STANDBY>선본의 경선으로 치뤄졌다. 2017년 총학생회 선거 투표율 미달로 11월 선거와 3월 재선거 둘다 무산된 만큼 중선관위는 물론이거니와 학생사회 전반적으로 올해는 총학생회를 세워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다. 


  두 선본 모두 후보자의 이력이나, 학생회 공약면에서 준수했다. <팔레트>선본의 정후보는 생활협동조합 학생위원회 위원장과 이사를 지냈고, 부후보는 이공계 대학생 전문연구요원 특별 대책위원회와 전국대학생 대선 네트워크에서 활동했다. 공약으로는 ◎계절학기 등록금 인하 ◎생협멤버십 포인트적립제도 ◎기숙사 심의위원회 설치 ◎국제 캠퍼스 버스 시간대별 수요조사 ◎시설안전 점검 ◎과/반 교류 지원을 내걸었다.

<STANDBY> 선본 정부호는 신과대학 학생회장, 총학생회 비대위 집행위원장, 이한열 열사 추모기획단에서 활동했고, 부후보는 문과대학 성평등위원회 위원, 심리학과 학생회장을 지냈다. 공약으로는 ◎수강 철회제도 개선 ◎체육시설 개선 ◎빠른 민원처리 시스템 마련 ◎신촌-국제캠퍼스 셔틀버스 증차 및 야간버스 운행 ◎기숙사 통금제도, 시설 개선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팔레트>선본의 정후보를 비판하는 대자보가 붙으면서 선거는 과열 양상을 띄었다. 2016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시국선언서를 준비하던 과정에서, <팔레트>선본의 정후보가 총학생회와 별도로 시국선언문을 작성해 연세대학교 구성원을 대표하는 것처럼 발표한 사실을 비판한 내용이었다. 이 대자보를 시작으로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STANDBY> 선본에 대한 네거티브 글이 올라오고 네거티브 공방전이 발생했다.


  네거티브가 난무했지만 선거 일정은 큰 차질 없이 끝마친다. 하지만 낮은 투표율로 인해개표 정족수(총 유권자의 50% 투표)를 충족하지 못했다. 결국 중선관위는 투표일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투표 연장이 시작된 이후, <STANDBY> 선본은 투표독려발언 일정 참여를 하지 않아 경고누적으로 자격을 박탈 당한다. 이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팔레트>선본이 <STANDBY> 선본을 오차범위 이상으로 득표를 할 경우 <팔레트>의 당선으로, <STANDBY>선본이 오차범위 이상으로 득표를 할 경우에는 선거무산을 선언하기로 결정했다. 


  11월 28일, 3일간의 연장투표 끝에 총학생회 선거는 정족수를 가까스로 넘겼다. 그러나 투표 결과는 이변 그 자체였다. 실투표수 8,247표 중 <팔레트>가 3,857표, <STANDBY>가 3,842표를 득표했다. 양 후보간 격차가 15표밖에 나지 않은 셈이다. 반면 오차표는 166표가 나왔다. 결국 중선관위는 ‘당선 불가’ 공고를 내리고 12월 4일부터 재투표를 하기로 결정한다. 단, 재투표의 경우 <팔레트>선본에 대한 찬, 반을 묻는 투표로 진행하는 것으로 의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선거 재투표는 투표 정족수를 넘기지 못해 무산되고 말았다. 전체 유권자의 33.3%의 찬성이 필요했으나, 연장투표 마감까지 총 투표율이 32.93% 밖에 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로써 재선거를 포함해 투표일만 열흘이 넘었던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선거는 막을 내리고 말았다.


총학생회 선거에서 드러난 문제점


  <STANDBY> 선본 박탈 후 오차표로 인한 재투표가 확정되면서 회칙에 명시되지 못한 부분을 논의하게 됐다.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세칙 92조와 93조 모두 해당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선거세칙 제9조 “① 이 세칙에서 다루지 않는 사안의 판단은 중운위에서 결정한다. ② 중선관위는 제1항의 결정사항을 충실히 이행하여야 한다.”에 따라 재투표 일정을 결정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말았다. 


 중선관위는 격론 끝에 총학생회 선거 재투표를 진행하기로 결정했으며 유권자의 1/3이 찬성시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로 인해 중선관위의 결정을 철회하고, 다시 결정하라는 ‘100인 안건(재학생 100명 이상이 서명해 중선관위/중운위에 안건을 올리는 제도)’이 중운위에 상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중선관위는 “시행 세칙 밖의 상황이므로 일반 법률을 따를 수 밖에 없었다”는 입장을 내고 재투표를 진행했다. 


(논란이 된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세칙)


 연세대학교가 송도캠퍼스를 개교한 이후, 1학년 학생과 2학년 이상 학생들의 단절로 인한 학생사회 기층붕괴도 주요한 원인이다. 대부분 대학 총학생회 선거는 1학년과 2학년 학생들의 투표율이 높다. 하지만 연세대학교의 경우에는 1학년은 송도에, 2학년 이상은 신촌에서 수업을 듣기 때문에 1학년과 2학년 이상 학번의 유대관계가 타 대학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다. 결국 저조한 총학생회 투표율의 원인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총학생회 선거 투표만 보름 가까이 진행할 정도로 말이다. 타 대학 학생회 선거가 연장투표를 하더라도 3~4일 이내에 끝내는 사실과 대조적이다.


이처럼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선거 파행은 선거세칙 문제와 연세대학교 기층 붕괴 문제가 주요한 원인이다. 선거세칙을 좀 더 다듬을 필요가 있으며, 기층 붕괴와 관련해 총학생회 선거 정족 투표율을 조정하거나, 기층 단위 학생회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 


총학생회 선거 그 이후



<팔레트> 선본 팀장급 단톡방 논란 당시 주요 발언들 - 폭로문에서 발췌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선거가 끝난 이후, 중선관위 활동을 했던 학생들의 대자보가 논란이 됐다. <팔레트>선본의 팁장급 선본원들이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에 대한 모욕과 조롱을 일삼았다는 사실을 폭로한 내용이었다. 중선관위원들은 관련 단체 채팅방 대화 내용 전문을 공개하고, 선본차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 사건이 발생한지 13일만인 12월 27일, 선본 팀장단과 후보자는 선본 공식 페이스북과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문을 공개했다. 


 <팔레트>선본 후보자와 선본 구성원들은 학내외 인권문제에 대해 활동해왔으며, 선거 당시에도 학내 인권문제에 관심을 가진 선본이었다는 점에서 많은 비판을 받고 말았다. <팔레트>선본의 팀장급 단체 카톡방 사건은 해당 선본에서 사과문을 게시했지만, 학생회선본-학생대중간 신뢰회복은 최대 숙제로 남게 됐다.



* 필자의 주장은 대연넷의 공식 입장이 아니며, 대학연구네트워크(준)은 언제나 반론과 보론을 환영합니다. univnet.researcher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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